[단독] 서울에 ‘마약관리센터’ 만든다...‘고삐 풀린 마약’ 총체적 대응

입력 2023-10-19 16:40 수정 2023-10-1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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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마약류 중독자 치료 및 재활을 전문·통합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마약관리센터’가 설치될 전망이다. 최근 급증하는 마약사범을 전문적으로 다룰 기관과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마약관리센터는 마약 피해 대응을 전담할 일종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예정이다. 또 센터는 마약류 치료의 고질적 문제로 손꼽히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고 양성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옥 의원(국민의힘·광진3)은 ‘서울특별시 마약류 및 유해약물의 오남용 방지와 안전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서울시 마약관리센터 설치·운영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 담겼다. 급증하는 마약류 피해에 통합 대응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해 시민의 안전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신설 마약관리센터는 마약류 중독자 상담, 치료보호, 재활 등을 통합 제공할 예정이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온 전문 인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한다.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김영옥 의원은 “마약사범이 무섭도록 급증하고 있음에도 서울 내 치료보호 대응체계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며 “병상 확대, 인력 양성 등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마약사범은 1만2387명으로 5년 만에 52.7% 늘어났다. 10~20대 마약사범은 무려 3배나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사범 적발과 함께 재범을 막을 치료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청은 최근 5년간 마약사범 재범률이 52%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약 전담 병원과 전문 인력 수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적발된 마약사범 수가 경기·인천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서울시의 상황은 특히 심각하다. 서울시 시민건강국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가 마약 치료 보호 기관으로 지정된 은평병원에서 국·시비 지원을 받아 치료를 받은 경우는 2건에 불과했다. 또 다른 지정 병원인 국립정신병원의 경우 치료 건수가 아예 없다. 해당 수치는 중독자 본인 스스로 치료와 재활 의지를 갖고 신청한 것으로, 실제 치료가 필요한 중독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은평병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관련 외래 환자 수는 약 150명으로 추산된다.

서울에서 감당이 안 되는 마약류 중독자들은 ‘원정’ 치료를 떠나고 있다. 정부가 지정한 마약 치료보호기관 중 수도권 최대(지정병상 수 기준) 규모인 인천참사랑병원에서 지난해 마약으로 치료받은 서울시민 수는 69명에 달했다. 서울시 보건복지위원회 강석주 의원(국민의힘·강서2)은 “전국에서 마약 중독 치료자가 인천참사랑병원으로 몰리고 있는 데다가 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인천참사랑병원도 더 이상 못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조례안이 통과되면 신고, 상담, 치료 등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마약 피해 대응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마약류 치료 및 재활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지적되는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하다. 서울의 한 병원 관계자는 “마약 치료 및 재활 인력은 대단한 전문성과 사명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마약 치료 첫 단계부터 전체적인 그림을 짤 수 있는 의사 발굴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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