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가 주윤발ㆍ뤽베송ㆍ판빙빙 맞는다…부산국제영화제 파행 딛고 흥행할까

입력 2023-10-03 10:58 수정 2023-10-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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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매표소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표를 예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부산 해운대 영화의전당 매표소를 찾은 관람객들이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상영작 표를 예매하기 위해 줄을 서는 모습. (연합뉴스)
아시아 최고 영화 축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4일 저녁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제28회 행사의 막을 연다. 지난해 19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한 영화제는 올해 들어 집행위원장 돌연 사퇴, 이사장 사의 표명, 신임 운영위원장 해촉 등 내홍이 격화되는 모습을 보이며 크게 흔들렸다. 남동석 수석 프로그래머 대행 체제로 임박한 행사부터 제대로 치르자는 조직 내부의 암묵적 합의가 형성된 가운데, 파행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여느 해보다 게스트 초청에 공을 들인 모양새다.

송강호 ‘특별 호스트’로 주윤발ㆍ뤽베송ㆍ판빙빙 스타 맞이
‘서치’ 존 조, ‘파친코’ 감독 할리우드 한국계 대거 내한
투자배급사부터 OTT까지 신작 현장 홍보 총력
화려함 뒤 집행부 대거 부재… 우려 시선도 여전

▲4일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주윤발 신작 '원 모어 찬스'의 한 장면. 주윤발은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부산국제영화제)
▲4일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주윤발 신작 '원 모어 찬스'의 한 장면. 주윤발은 지난해 양조위에 이어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하기 위해 부산을 찾는다.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개막식 당일부터 배우 송강호를 '특별 호스트' 자격으로 초청해 국내외에서 찾아 드는 영화계 귀빈을 맞이한다. 27일 개봉한 ‘거미집’ 무대 인사로 부산을 찾을 예정이었던 송강호가 위기에 놓인 영화제를 위해 해당 역할을 수락했다고 한다.

지난해 취재 열기가 가장 뜨거웠던 올해의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양조위 기자회견에 이어 5일 중화권 스타 주윤발도 언론과 관객을 만난다. 한때 근거 없는 건강 이상설이 불거졌던 주윤발의 건재한 모습과 함께 신작 '원 모어 찬스'도 공개될 예정이다.

할리우드에서는 한국계 미국인 배우와 감독이 대거 내한한다. 미국 작가조합ㆍ배우조합 동시 파업으로 현지 영화 및 드라마 제작 작업이 전면 중단된 상황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을 마련해 일정 공백이 길어진 이들을 초청하는 데 성공했다.

‘미나리’ 정이삭 감독, ‘서치’ 주연배우 존 조, '파친코'를 공동 연출한 코고나다 감독과 저스틴 전 감독, 할리우드 명가로 떠오른 제작사 A24의 신작 ‘패스트 라이브즈’(개봉 예정)을 연출한 샐린 송 감독이 부산을 찾으며 6일 기자회견 무대에 오를 계획이다.

‘레옹’, ‘루시’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뤽 베송 감독은 8일 신작 '도그맨'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판빙빙은 ‘브로커’에 출연한 한국 배우 이주영과 함께한 신작 ‘녹야’로 레드카펫을 밟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신작 ‘괴물’을 들고 7일 언론 앞에 선다. 일본 영화계 차세대 거장으로 언급되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은 올해 베니스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신작 ‘악은 존재하지 않는다’의 10일 상영 직후 스페셜 토크에 나선다.

‘화란’의 송중기, ‘무빙’의 한효주는 관객 앞에서 진솔하게 대화하는 액터스 하우스 프로그램으로 영화제 기간 현장을 찾을 예정이다.

▲4일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할리우드 배우 존 조가 흥행작 '서치'에 출연한 모습. 부산국제영화제는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미국인 감독과 배우를 부산으로 모셔오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으로 현장 기자회견 등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4일 개막하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할리우드 배우 존 조가 흥행작 '서치'에 출연한 모습. 부산국제영화제는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미국인 감독과 배우를 부산으로 모셔오는 '코리안 아메리칸 특별전'으로 현장 기자회견 등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의 영화 스타와 산업계 인사가 결집하는 만큼 CJ ENM 등 국내 투자배급사와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OTT 플랫폼의 현장 홍보전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운수 오진 날’, ‘LTNS’, ‘러닝메이트’ 등 오리지널 시리즈를 대거 선공개하는 티빙과 함께 ‘티빙의 밤’을 열고 현장 취재진과 산업계 인사의 네트워킹을 주도한다.

넷플릭스는 영화 ‘발레리나’, ‘독전2’와 다큐멘터리 ‘노란문: 세기말 시네필 다이어리’ 등을 선보인다. 5~8일간 영화의전당 지근거리 카페를 전체 대관해 취재진과 씨네필을 불러 모을 예정이다.

웨이브 역시 공개를 앞둔 유승호 주연의 오리지널 스릴러 드라마 ‘거래’의 공식 기자회견을 부산 그랜드 조선에서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에 나선다.

다만 화려한 영화 행사에도 ‘집행부 자리가 전부 비어있다’는 영화계 일각의 우려는 여전한 상황이다. 통상 집행위원장이 주요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핵심 행사의 자리를 지키는 등 영화제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다했으나 올해는 이 역할이 부재한 까닭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5월 분명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집행위원장 직을 내려놓은 허문영 위원장을 촉매로 ‘영화제 사유화 논란’을 불러일으킨 이용관 이사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새롭게 위촉된 조종국 운영위원장 역시 해촉되는 등 극심한 갈등을 거쳐왔다.

집행부 핵심 인사가 모두 영화제를 비운 만큼 아시아 최고 영화 축제로 손꼽히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상징성이 일부 훼손되는 상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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