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남성을 우대 선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이 무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이동원)는 14일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은행장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전 은행장은 2013년 재직 당시 하반기 신입직원 공개채용에서 남성을 우대 채용하는 방안을 승인해 남녀지원자를 4대 1의 비율에 따라 차별 선발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실제 당시 하나은행 공채에서는 여성 합격자 합격선이 남성 합격자 합격선보다 현저히 높았고 남성 104명, 여성 19명(여성 합격자 비율 15.4%)이 최종 합격했다.
1, 2심 법원은 하나은행의 채용이 남녀고용평등법이 금지하는 이유 없는 차별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다. 다만 김 전 은행장이 채용담당자들과 명시적으로 공모해 성차별 행위를 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봤다.
이에 검찰은 “김 전 은행장이 미필적으로나마 남녀 성비에 따른 차별 사실을 인식하고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상고했다.
이날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동정범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 사건 관련 전직 채용담당자들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확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