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 시 10% 대폭 감점”…건설사 시공능력평가, 대폭 손질한다 [종합]

입력 2023-09-07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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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 (이투데이DB)
▲서울의 한 공사현장 전경 (이투데이DB)

정부가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제도를 2014년 이후 9년 만에 대폭 개선한다. 최근 GS건설의 인천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 철근 누락 등 건설현장 사고 논란이 커지자 안전·품질 평가항목을 확대키로 했다. 중대재해 유죄 시에는 10% 대폭 감점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경영평가액 비중도 합리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7일 국토교통부는 시공능력평가제도 개선을 위한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11일부터 다음 달 21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 후 내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자를 선정하도록 건설사업자의 신청이 있는 경우 평가·고시하는 제도다. 국토부는 건설공사 실적, 경영평가, 기술능력평가, 신인도평가 등을 합산해 매년 7월 공개한다.

개정안은 크게 경영평가액 비중은 낮추고, 신인도평가 비중은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개정 배경에 관해 “경영평가액이 너무 과도해졌다는 문제의식이 있었고, 기업이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안전, 환경 등 가치는 중요해져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최근 건설현장 안전사고 및 ESG 경영 중요성 등을 고려해 신인도평가 상하한을 현행 실적평가액의 ±30%에서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부실벌점·사망사고만인율 등 평가항목별 변별력도 강화한다. 사망사고 만인율이란 근로자 1만 명당 산재 사망자 수를 의미한다.

부실벌점의 경우 △'1점 이상 2점 미만' -1% △'2점 이상 5점 미만' -3% △'5점 이상 10점 미만' -5% △'10점 이상 15점 미만' -7% △'15점 이상' -9% 등 5개 구간으로 차등 적용한다.

사망사고만인율은 '평균 이상~평균 1.5배 이하'일 때 공사실적액의 5% 감한다. '평균 1.5배 초과~2배 이상' 일 때는 7%, '2배 초과'일 때는 9%를 각각 감점하기로 했다.

최근 3년간 100억 원 이상 공공공사에 대한 시공평가와 200억 원 이상 공공공사에 대한 안전관리수준평가도 점수 구간별로 차등 적용한다.

중대재해 사고의 경우 발생 건수와 관계없이 유죄 시 10%, 소음·진동관리법, 폐기물관리법 등 환경법도 건수와 관계없이 문제가 발생하면 4%를 각각 감하기로 했다.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감점을 강화한다.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추첨입찰에 참여시키는 이른바 ‘벌떼입찰’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감점 수준을 확대(-7%)하고, 불법하도급에 대한 감점항목을 영업정지·과징금 항목에 새로 도입한다.

다만 불법행위 근절 노력 등을 고려해 불법행위 신고포상에 대한 가점은 새로 적용하기로 했다. 노조 불법행위나 불법하도급 등 신고에 대해서는 포상횟수의 4%의 가점을 부여한다.

이외에도 건설 신기술(4%), 해외건설 고용(3~5%)에 대한 가점과 회생절차(-30%) 등에 대한 감점 수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공사대금 체불(1회 -4%, 2회 -30%)에 대한 감점은 새로 도입했다.

경영평가액 비중도 조정한다.

경영평가액의 가중치는 유지하되, 상하한은 실적평가액의 3배에서 2.5배로 조정하기로 했다. 최근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건설사 재무건전성의 중요성을 감안하면서도, 그간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시장의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시공능력평가 항목(경영・신인도평가액) 분석 예시 (자료제공=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항목(경영・신인도평가액) 분석 예시 (자료제공=국토교통부)

국토부가 이렇게 새로운 기준을 적용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위 건설사는 평균적으로 평가액이 3.02%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301~400위 건설사는 1.21% 증가했다.

지난해의 경우 공사실적 비중과 경영평가 비중이 각각 36.3%, 40.4%를 차지했는데, 올해의 경우 공사실적은 38.8%로 늘고, 경영평가는 36.7%로 줄어들 전망이다.

예를 들어 30위 권 내 시공능력평가액이 2조4000억 원인 A사의 경우 중대재해 유죄로 10% 감점 시 평가액은 2조2000억 원으로 줄어, 순위가 3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30~100위권, 평가액이 3400억 원인 B사가 불법하도급 영업정지 8개월로 16% 감점받으면, 평가액이 100억 원 하락해 순위가 4위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

김상문 국토부 건설정책국장은 “이번 제도 개선으로 건설현장의 안전·품질 및 불법행위에 대한 평가가 강화됨에 따라 건설사들의 안전사고 및 부실시공 방지 노력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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