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본사 간부 아내도 KDFS 취업…檢, 보강수사 후 영장 재청구 검토

입력 2023-07-16 09:00 수정 2023-07-1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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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황욱정(왼쪽 두번째) KDFS 대표가 1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황욱정(왼쪽 두번째) KDFS 대표가 13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KT 일감 몰아주기’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KT 본사 간부의 배우자가 하청업체 KDFS에 취업해 근무한 사실을 파악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를 통해 혐의를 입증해 나갈 방침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KT 본사 경영지원실의 부장 이모 씨의 아내 A 씨가 KDFS 직원으로 채용돼 급여를 받아온 사실을 포착했다.

형법상 배임수·증재죄는 타인의 업무를 처리하는 자가 ‘부정한 청탁’을 받고 재산상 이익을 취득해선 안 된다고 정하고 있다.

A 씨는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KT와 관계사들을 대상으로 현장조사에 나서자 일을 관뒀다고 한다. 이 씨 측은 ‘실질적인 업무를 했기 때문에 횡령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항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검찰은 KDFS 회사 규모와 업무 형태, A 씨 직무 등을 미뤄봤을 때 가족에게 부정한 방법으로 취업 기회를 주고 재산상 이득을 챙겼다고 의심하고 있다.

지난 14일 법원에서 기각된 이 씨 구속영장에 이 같은 내용은 아직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장 기각과 상관없이 검찰은 피의자와 참고인을 소환조사하고 자료를 살펴보는 등 보강수사를 통해 이 씨와 A 씨의 부정 취업 관련 사실관계를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

검찰은 ‘KT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 연루된 주요 인물들이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가족을 동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핵심 피의자로 지난 14일 구속된 황욱정 KDFS 대표는 자기 자녀들을 직원으로 허위 등재하는 수법으로 회사 돈 수십억 원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는다.

황 대표, 이 씨와 함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받은 KT 본사 경영지원실의 상무보 홍모(51) 씨의 아들도 KDFS에 특혜 채용됐다. KT텔레캅 상무 출신인 KDFS 전무 김모(58) 씨 부인 역시 허위 채용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연합뉴스)
▲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연합뉴스)

다만 이들 2명도 구속을 면했다. 서울중앙지법 윤재남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4일 “현 단계에서 구속 필요성 및 타당성이 부족하다”며 이 씨뿐 아니라 홍 씨,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추가 수사 상황에 따라 3명에 대한 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의혹에서 가장 윗선으로 꼽히는 남중수 전 KT 대표의 아내도 2021년 KDFS에 고문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황 대표는 매달 300만~400만 원의 고문료와 법인카드를 지급했는데, 검찰은 남 전 대표가 아내 이름을 차명으로 올려두고 이 돈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2008년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돼 불명예 퇴진한 남 전 대표가 최근까지도 KT 하청업체의 돈을 받은 배경에 구현모 전 KT 대표도 언급된다. 2020년 연매출이 400억 원대였던 KDFS는 같은 해 구 전 대표 취임 이후 일감을 몰아받아 지난해 매출이 847억 원으로 뛰었다.

증가한 일감으로 황 대표가 비자금을 조성하는 데 최측근인 구현모·남중수 두 전직 대표 등이 관여했고, 가족을 통해 일부 뒷돈으로 받은 ‘이권 카르텔’인 셈이다.

황 대표의 신병을 확보한 검찰은 KT 전‧현직 임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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