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휘청이는 데…서울은 빈 사무실 찾기 힘들다[한국만 굳건한 상업용부동산, 이유는?①]

입력 2023-07-17 06:00 수정 2023-07-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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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 공실률 1%대…역대 최저 수준
임대료 상승세 지속…2년여 만에 34.2% ↑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연합뉴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연합뉴스)

미국 LA, 중국 등 세계 주요 대도시의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휘청이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독야청청에 가깝다. 빈 사무실을 찾기 힘든 상황이고 탄탄한 수요 덕분에 임대료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최근 몇 년간 국내에 오피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시행했던 재택근무를 해제하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비중이 미국, 유럽보다 높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16일 미국 부동산서비스업체인 CBRE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전 세계 오피스 공실률은 12.9%다. 글로벌 금융위기 충격이 정점이던 2009년 13.1%에 육박하는 수치다.

미국 주요 도시인 LA와 샌프란시스코 등은 20% 이상이고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도 비슷한 수준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이 35~40%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세계적인 대체투자 자산운용사 브룩필드가 LA 오피스 빌딩 대출연장에 실패하는 사례가 나오는 등 해외 상업용부동산시장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와는 정반대다. CBRE코리아의 자료를 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오피스 공실률은 1.2%다. 특히 강남권역은 0.6%에 불과하다. 다른 나라의 주요 도시 사무실이 100개 중 10개 이상 비어있지만, 서울은 100개 중 1개 정도만 공실로 남아 있고 그중에서도 강남은 1개도 안 된다는 의미다.

서울의 공실률은 2020년 1분기 7.5%에서 그해 3·4분기 11.3% 높아졌다가 지속해서 떨어졌다. 2020년 하반기 파크원 오피스 타워, 삼일빌딩, 여의도우체국 신사옥 등이 신규 공급되면서 공실률을 끌어올렸지만 빠르게 임차인이 채워졌다.

이후 신규 오피스 공급이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서울 공실률은 1년여만인 2022년 1분기 절반 수준인 5%대로 내려왔고 같은 해 2분기 10년래 최저 수준인 2.1%까지 떨어졌다.

▲서울 오피스 공실률 추이(단위: %) (자료제공=CBRE코리아)
▲서울 오피스 공실률 추이(단위: %) (자료제공=CBRE코리아)

빌려 쓸 사무실이 많지 않다 보니 임대인 우위 시장이 형성됐고 임대료는 오름세를 탔다. 2020년 1분기 ㎡당 2만1964원에서 올해 1분기 2만9485원으로 34.2% 상승했다.

해외와 국내 상업용 부동산의 차이는 부족한 공급과 함께 재택근무 비율이 만들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CBRE가 지난해 5~6월에 진행한 조사 결과 한국에서 주 3일 이상 사무실로 출근하는 사무직 근무자 비율은 약 85%로 미국 75%, 유럽 78%보다 높다. 근무일 모두 사무실로 나오는 비중은 한국이 전체의 50%의 정도고 미국과 유럽은 대부분 20~30% 수준이다.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총괄은 "한국은 대면 교류를 통한 사회적 친분의 중요성,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직장 내 상호작용이 필수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문 화적 영향이 더해지면서 전면 오피스 근무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며 "미국은 우수인력 확보 경쟁 심화로 오피스 복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업이 다수 존재하면서 상대적으로 오피스 근무 비율이 낮게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소형 주거공간, 업무 전용 공간 부재, 편리한 교통 인프라 등도 사무실 출근율을 높인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최 총괄은 "서울 주요 권역의 오피스 임대료는 공급 부족과 견고한 수요로 코로나19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며 "2025년까지 신규 A급 오피스 공급이 과거보다 현저히 적게 공급될 것으로 추정돼 임대료 상승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또 대형 자산 위주의 잠재개발 수요가 있어 이에 따른 추가적인 임대료 상승 여력도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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