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자협회, 한국여성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가 언론인의 트라우마 문제에 대응하고자 구성한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는 19일 '언론인 트라우마 실태 및 가이드북 1.0 발표회'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언론인들은 지난해 10·29 이태원 참사와 우크라이나 전쟁, 올해 2월 튀르키예 지진 등 국내외에서 일어나는 대형 사건 사고 현장에서 취재를 해왔다. 대형 포털을 통한 온라인 뉴스 소비가 늘면서 온라인에서 기자들을 겨냥한 공격적인 괴롭힘도 증가하고 있다. 언론사 특유의 경직된 조직 문화는 기자들이 취재 및 보도 활동 중 겪는 트라우마 문제를 직장 안에서 공적으로 다루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는 구체적인 실태 파악을 위해 이화여대 심리학과 소속 이화트라우마연구실과 함께 트라우마 관련 언론인 '포커스 그룹 인터뷰(FGI)'를 진행했다. 해당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국가트라우마센터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언론인과 트라우마 관련 가이드라인북을 제작했다. 2021년 11월 언론 3개 단체가 언론인 대상 첫 트라우마 실태조사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지난해 4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같은 해 6월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해온 결과물이다.
이날 진행되는 발표회에서는 안현의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가 언론인 트라우마의 구체적인 실태 파악을 위해 진행한 FGI의 결과를 통해 트라우마 현상과 원인, 시사점 등을 발표한다. 언론인들의 트라우마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지, 언론인의 취재 환경은 물론, 언론사의 조직 문화가 언론인의 트라우마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분석한다. 이를 통해 기자직 자체가 트라우마에 가장 노출되는 직군이라는 점에 대해 언론은 물론 우리 사회의 공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인 정찬승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사회공헌특임이사가 '언론, 트라우마에 공감하다'란 주제로 의학적 관점에서 바라본 언론인 트라우마 문제의 심각성을 분석한다. 일선 현상에서 상담을 진행해온 문일경 KBS보도본부 전담 상담사는 '이태원 참사 상담사례로 본 언론인 트라우마'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장을 맡은 이정애 SBS 미래팀장은 언론인 트라우마 가이드북 1.0을 발표한다. 이 가이드북은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가 언론인 트라우마 설문조사와 이화여대 연구팀의 FGI 결과 등 질적·양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 의견을 받아 마련했으며, 향후 논의 결과 등을 반영해 계속 보완할 계획이다.
이정애 위원장은 "갈수록 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 문제가 중요해지는 시대에 언론인의 트라우마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언론사 조직은 물론 언론계가 함께 대응해야 할 이슈"라며 "취재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언론인의 안전 이슈가 대두하는 때에 '언론인 트라우마 위원회'의 결과물이 트라우마에 대해 인지하고 대응할 수 있는 '트라우마 공감 언론'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