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제주지검장 때 만든 소년선도 프로그램…이원석 검찰총장, ‘손심엉 올레!’ 동행

입력 2023-03-2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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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 26개 코스 425㎞ 걸으며 상처‧분노 치유

작년 5월 검사장 시절 제주관내 6개 기관과 업무협약
프랑스 소년범 교정 프로그램 ‘쇠이유’ 착안해 만들어
올레길 17코스中 제1사라교~용담포구 13㎞ 직접 동행
이원석 “‘손 심엉 올레!’ 소년선도 모범 프로그램 기대”

제주지방검찰청은 24일 오전 10시부터 6시간 가까이 제주소년원에 재원 중인 소년 5명과 함께 올레 길을 걷는 소년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를 진행했다. 때 맞춰 제주지검을 격려 방문한 이원석 검찰총장은 제주도 올레길 17코스 가운데 ‘제1사라교~용담포구’ 구간 약 13㎞를 직접 동행했다. 이 총장은 평소 소년범 선도에 관심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제주지방검찰청이 24일 13번째로 실시한 소년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에 동행한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 제공 = 대검찰청)
▲ 제주지방검찰청이 24일 13번째로 실시한 소년 선도 프로그램 ‘손 심엉 올레!(손잡고 올레!)’에 동행한 이원석 검찰총장. (사진 제공 = 대검찰청)

‘손 심엉 올레!’는 소년원 재원 또는 보호관찰소 보호관찰 중이거나, 교육‧선도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소년이 자원봉사자와 손잡고 제주 올레길 26개 코스(425㎞)를 걸으면서 상처‧분노를 치유하고 성취감과 자존감을 높여 새로운 길을 찾게 도와주는 선도 프로그램이다.

소년원 등에 수감된 청소년이 자원봉사자와 석 달간 2000㎞를 걸으면 석방을 허가하는 프랑스의 소년범 교정 프로그램 ‘쇠이유(Seuil)’에서 착안해 만들어졌다.

제주지검과 사단법인 제주올레, 제주소년원, 제주보호관찰소, 청소년범죄예방위원회 제주지역협의회, 소년보호위원 제주소년원협의회 등 관내 6개 기관이 소년범 처벌만으로는 재범 방지에 한계가 있다는 공감대를 갖고 지난해 5월 19일 당시 이원석 제주지검장(검사장)이 업무협약을 체결해 도입했다.

이후 이 총장은 대검찰청 차장검사(고등검사장)로 승진하면서 서초동으로 돌아갔지만, 제주지검은 작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2회에 걸쳐 소년 40명을 대상으로 ‘손 심엉 올레!’를 적극 실시했다. 이날 이 총장은 검찰총장이 돼서 13번째 ‘손 심엉 올레!’에 참여했다.

▲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소년의 감사 편지. (사진 제공 = 대검찰청)
▲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소년의 감사 편지. (사진 제공 = 대검찰청)

이 총장을 비롯해 이근수 제주지검장, 민명식 제주소년원장, 고영두 청소년범죄예방 제주협의회 회장, 소년보호위원 5명 등 10명은 참가 소년 5명의 멘토가 됐다. 이들은 3시간가량 같이 걷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유대감을 형성했다.

소년들은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인생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이 총장 등 멘토들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조언을 구했다. 멘토들은 경험담 등을 얘기하면서 소년들이 새 길을 찾아갈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고 대검은 분위기를 전했다.

한 소년은 “인생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 멘토로 8차례 동참한 자원봉사자는 “소년의 앞날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됐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제주지검은 청소년범죄예방 제주협의회와 논의해 프로그램 참여자 중 성행이 개선되고, 개전의 정이 뚜렷한 소년 박모 군에게 장학금 100만 원을 수여하는 등 프로그램 참가 소년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앞으로 제주지검은 유관기관과 협력해 청소년의 치유와 선도를 돕는 ‘손 심엉 올레!’를 활성화함으로써 체계화‧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장은 “소년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손 심엉 올레!’ 프로그램이 소년 선도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박일경 기자 e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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