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채찍 홍콩은 당근…세계 각국 가상자산 규제 ‘제각각’

입력 2023-02-2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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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규제 고삐 조이는데 홍콩은 시장 열어
세계 각국, 각기 다른 가상자산 시장 규제
IMF “각국 일관되고 조율된 대응책 필요해”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세계 각국이 이해관계 속 각기 다른 가상자산 정책을 취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들은 연이어 규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의 아래에 있는 홍콩은 가상자산 시장 빗장을 열고자 시동을 걸고 있다. 국가마다 다른 규제에 IMF는 우려를 표명했다.

블룸버그·코인데스크 등 외신에 따르면 20일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는 가상자산거래를 허용하는 새로운 규제 방향을 발표했다. 6월 1일부터 가상자산업자(VASP) 라이센스를 도입하고, 소매 투자자의 거래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개인 투자자의 거래는 제한하지만, 가능성은 열어뒀다. SFC는 3월 31일까지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 제안과 개인투자자의 디지털자산 거래를 허용할지 여부 등에 대한 의견을 받기로 했다.

홍콩 정부는 또 블록체인 산업 및 웹3 생태계 개발을 위해 2024년까지 5000만 홍콩 달러(약 83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예산은 주요 국제 세미나 개최와 업계 네트워킹, 젊은 블록체인 분야 종사자를 위한 워크숍 운영에 쓰인다. 가상자산 개발을 위한 전담 TF도 운영한다.

홍콩의 이러한 친(親) 가상자산 행보는 그동안의 정책 방향과 완전히 반대된다. 그동안 홍콩은 100만 달러(약 13억 원) 이상 혹은 상위 7%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가진 전문 투자자에게만 가상자산 투자를 할 수 있게 했다. 현재 중국 본토에서는 가상자산 거래가 불가능하다. 2021년 9월 중국 정부는 가상자산 거래를 및 채굴을 불법으로 규정했고, 이에 따라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등 시장이 출렁거렸다.

이는 가상자산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의 행보와 반대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가상자산이 증권법 아래 다뤄야 한다는 기조 아래,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을 기소하고, 스테이블 코인 BUSD 발행의 중단을 명령하는 연일 강경책을 펴고 있다.

캐나다 증권관리협회(CSA·Canadian Securities Administrators)는 22일(현지시간) 현지 투자자 보호와 거래소 투명성 강화에 방점을 둔 새로운 가상자산 산업 지침을 발표했다. 30일 이내 지침에 따르지 않으면 자국민 대상 영업을 차단하겠다는 강수를 뒀다.

지난해 이미 가상자산 규제 법안(MiCA·Markets in Crypto-Assets)에 합의해 법안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유럽도 마찬가지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전자영주권을 처음 도입한 블록체인 친화국 에스토니아는 이미 6월 거래소 자본금 규모 25만 유로를 의무화하는 등 규제 강화책을 도입했다.

홍콩은 글로벌 가상자산 기업을 유치해 글로벌 ‘크립토 허브’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후오비와 게이트아이오 등 해외 거래소는 홍콩 시장 진출 시동을 걸고 있다. 후오비 글로벌 수장인 저스틴 선 후오비 글로벌 자문위원은 트위터를 통해 “후오비 글로벌의 아시아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비트겟은 홍콩에서 VASP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IMF는 성명을 통해 각국의 일관된 가상자산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3일(현지시간) IMF 집행이사회는 “가상자산이 법정 화폐 지위를 부여받아서는 안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며 “일부 국가에서 가상자산을 화폐로 채택하고, 가상자산 산업의 초국경성, 금융 시스템과의 상호 연결 증가하고 있어 (세계 각국의) 포괄적이고 일관되며, 조율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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