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단짠 맛 통했다”…스낵으로 변신한 ‘김’, 글로벌 입맛 훔쳤다

입력 2022-10-19 14:07 수정 2022-10-1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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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 K푸드 선봉장 낙점, 김 사업 강화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선보이는 김스낵.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유럽에 선보이는 김스낵. (사진제공=CJ제일제당)

한국인의 식탁에 빠질 수 없는 김이 새로운 K푸드의 대명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밥반찬으로 애용되는 우리나라와 달리 저칼로리 고단백 웰빙 스낵으로 글로벌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일찌감치 ‘김’을 차세대 K푸드의 선봉장으로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강화하는 추세다.

19일 본지가 관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9년 만해도 김 수출 중량은 4409톤에 머물렀다. 하지만 2020년 1만5030톤으로 3배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엔 전년 보다 13.5% 늘어난 1만7067톤을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김 수출량은 1만2649톤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1895톤)에 비해 6.4% 증가했다.

김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과 궤를 함께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미국과 유럽 언론을 통해 한국 김이 슈퍼푸드로 소개되면서다. 미국 월스트리저널을 비롯해 독일비건협회 등에서는 김을 슈퍼푸드로 소개했다. 김의 인기 요인으로는 저칼로리, 고단백 식품이라는 점과 보관이 용이하고, 가격대가 저렴하다는 점이 꼽힌다.

글로벌 식문화 중심지로 여겨지는 미국 내 인기가 뜨겁다. 시장조사 전문기관 그랜드뷰어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미국 김 시장 규모는 약 6억8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2% 성장했다. 또한 2028년까지 연평균 10.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한국산 김의 인기가 매섭다. 미국 전체 김 관련 상품 수입액은 지난해 6314만 달러로 직전년도(5507만 달러)에 비해 12.8% 늘었다. 이 중 한국산 김 수입액은 1828만 달러에서 2259만 달러로 23.6%로 뛰었다. 한국산이 전체 김 관련 제품 수입액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 26.8%에서 지난해 35.8% 치솟았다.

시장 확대에 국내 식품기업들이 본격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6년 김 사업에 뛰어든 CJ제일제당은 2010년 미국에 조미김을 수출하며 글로벌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현재 60여개 국가에 ‘비비고 김’을 수출 중이다. 최근에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한 입씩 베어먹을 수 있는 긴 스틱 형태인 ‘bibigo seaweed snack’을 출시했다. 씨솔트와 코리안 바비큐, 핫칠리 등 현지인이 선호하는 맛을 선보이고 바삭함도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영국 코스트코 등 유통채널에 입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두꺼운 초밥용 김과 새로운 형태 및 식감의 김스낵이 주력이다. 신제품 ‘bibigo WASAC’은 일본 소비자가 좋아하는 김 특유의 풍미를 강화했고, 얇은 김 사이에 라이스 퍼핑볼을 넣어 샌드 형태로 만들었다. 현지인 입맛을 고려해 참깨와 와사비 맛 두 종류로 출시해, 일본 세븐일레븐에 입점시켰다. 신제품 출시에 맞춰 시부야에서는 드라마 이태원끌라쓰로 인기가 높은 배우 박서준을 모델로 한 옥외 광고와 샘플링도 진행한다.

국내 김 시장 1위 동원F&B는 1989년부터 해외에 진출해, 현재 미국과 중국, 일본 등 28개 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통 식품인 김부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만든 간식 ‘양반 김부각’을 내놓고, 미국·중국·캐나다 등 6개 나라에 수출 중이다. 동원F&B 관계자는 “김 용도 확장과 이미지 변신으로 전통 식품인 우리나라 김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양반 김부각’이 세계인의 간식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인도네시아, 중국, 베트남, 미국, 뉴질랜드 등 30여 개국에 김을 수출한다. 대상의 해외 판매액은 2021년 기준 약 530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올해는 해외 수출 약 7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상은 2018년 인도네시아, 지난해 7월 베트남에 김 공장을 설립해 아시아와 중동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해외에서 김부각, 소스김 등 스낵용 제품을 확대하고, 스시용김, 후리가케 등 식재료용 김제품 출시와 함께 미국과 유럽 등 서구권을 겨냥해 미역, 한천, 우뭇가사리 등 다양한 해조류를 샐러드 형태로 개발한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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