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서 마스크를 벗고 피크닉을 즐기고 있던 신동아(35) 씨의 말이다. 신 씨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쓰다가 밖에서 바로 벗게 된다"며 "코로나 한 번 걸려서 앓고 지나가니 무섭지도 않고 괜찮다"고 전했다.
5월 2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 수칙을 해제한 지 한 달이 흘렀다. 한 달 전에 비해 한강공원·청계천 같은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의 모습을 빈번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실내와 지하철ㆍ버스ㆍ택시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계속돼 갈등을 빚기도 했다.
3일 11시 30분경 여의도 직장가 일대에는 점심을 먹으러 나온 시민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민 5명 중 3명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모습이었다. 더 현대 서울 백화점 출구 앞에는 마스크를 미처 쓰지 못한 시민에게 직원이 조치하느라 대기 줄이 생기기도 했다.
직장인 김주희(31) 씨는 "날씨가 더워져 밖에 나오면 무조건 마스크를 벗는다"며 "안에 땀도 차니까 답답해서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손목에 걸어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앞으로도 야외에선 마스크를 쓰지 않을 계획이다.
여의도 한강공원에는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휴식을 취하거나 산책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보였다. 사람이 붐비지 않은 곳에서는 마스크를 벗은 시민들이 대부분이었다. 친구와 함께 따릉이(자전거)를 타던 이희수(25) 씨는 “친구가 마스크 벗은 모습도 이제는 익숙하다”며 “실내 착용 의무도 때를 맞춰 풀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코로나에 걸릴 가능성을 염려해 마스크 착용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시민도 적지 않았다. 25명의 아이와 한강으로 야외 활동을 나온 한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들에게 코로나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유치원에서는 실외 활동을 해도 마스크는 다 낀다”고 밝혔다.
실외 마스크 해제 조치로 인해 갈등이 생긴 경우도 있었다. 편의점·카페·음식점 등 실내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교통 종사자·자영업자 등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손님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한강 일대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인 김범수(가명·24) 씨는 "마스크 안 쓰고 들어오는 손님들이 주말에 종종 있다"며 "마스크 껴달라고 직접 말하거나 가끔 소리를 치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 실외 노마스크 시행 이후 아르바이트 근로자 1057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절반 이상인 62.4%가 ‘근무에 고충이 생겼다’고 답했다. 세부적으로는 노마스크 손님들을 상대해야 하는 ‘감정노동’이 늘었다는 응답이 65%로 가장 많았고, ‘코로나 19 감염 불안감’이 54.5%로 뒤를 이었다.
실내 마스크 착용 해제에 대해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청계천 일대에 앉아있던 이청용(가명·52) 씨는 "식당가서도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면 마스크를 벗는다"며 "결국 마스크가 현재 상황에서 얼마나 큰 효과가 있나하는 생각도 든다"고 전했다.
김진희(33) 씨는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음료 한 모금 마시고 다급하게 마스크를 올렸다”며 “이제는 마스크 내리고 걸어도 아무런 눈치가 안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2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실내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는 현재 검토할 사안이 아니며 최종 단계에서 고려 가능하다고 밝힌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