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천식 환자 ‘근감소증’ 있다면 폐기능 더 나빠진다

입력 2022-05-11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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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식 노인, 근육·신체활동 적을수록 폐기능 ‘빨간불’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왼쪽부터)·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왼쪽부터)·노년내과 장일영 교수,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

노년기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진 ‘근감소증’이 노인 천식 환자의 폐기능 저하와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김태범, 노년내과 장일영, 중앙보훈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원하경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년)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4000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근감소증과 천식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근감소증은 노화에 따른 근육량 감소와 근기능 저하가 동시에 나타난 상태를 말한다. 근육량이 줄어들기도 하지만 근육의 질이 함께 나빠지는 것이 문제로, 노년기 삶의 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에 따르면 천식을 앓는 노인이 근감소증을 동반한 경우,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앓는 노인에 비해 폐활량이 현저하게 저하된 비율이 약 5배 가까이 높았다. 기도 폐쇄를 보인 비율도 약 2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65세 이상 노인 중에서 천식 관련 설문에 응답했으며 근육량 및 신체활동 지표를 가지고 있는 4116명의 데이터를 추출했다.

폐기능과 근육량의 상관관계 확인을 위해 근육량을 기준으로 나눠 폐기능 지표를 비교했다. 그 결과 근감소증 없이 천식만 있는 그룹은 1초 노력성 호기량(FEV1)이 60% 미만인 경우가 9.07%인데 비해 근감소증과 천식을 함께 가진 그룹은 42.88%로 5배 높았다. 1초 노력성 호기량은 숨을 최대한 들이마셨다가 강하게 내쉴 때 처음 1초 동안 배출되는 공기량으로, 정상 예측치의 60% 미만이면 폐활량이 매우 저하돼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1초율(FEV1/FVC ratio)이 0.7 미만에 해당하는 비율도 천식 그룹은 44.51%인 반면 근감소증을 동반한 천식 그룹은 83.72%로 약 2배 높았다. 1초율은 숨을 최대한 내쉴 때 나오는 총 공기량(FVC) 중에서 처음 1초 동안 배출되는 공기량(FEV1)의 비율을 뜻한다. 0.7 미만일 경우, 기도 폐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천식 그룹을 신체활동량에 따라 구분한 후 폐기능 지표를 분석한 결과, 신체활동이 많은 그룹에서는 1초 노력성 호기량이 60% 미만인 경우가 16.73%였다. 반면 신체활동이 보통인 그룹은 22.21%, 신체활동이 적은 그룹은 23.53%로 신체활동이 적을수록 폐활량이 심각하게 저하된 경우가 많았다.

연구책임자인 김태범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대규모 노인 인구에 기반해 근감소증과 천식 사이의 연관성을 밝힌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후속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추가로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일영 교수는 “근감소증의 원인을 찾고 교정 가능한 부분을 조기에 교정하는 게 중요하다. 근감소증을 직접 치료할 수 있는 검증된 약물은 아직 없다. 원인 교정 외에 근력 운동과 단백질 및 비타민D 섭취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노인 천식 환자의 근감소를 막기 위해서는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에서 가벼운 체조, 걷기 등의 운동을 꾸준히 하고 단백질 섭취를 병행할 것을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천식 분야 국제 학술지인 ‘천식 학회지(Journal of Asthma)’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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