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조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K바이오, 게임체인저 도전

입력 2022-04-13 16:07 수정 2022-04-1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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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을 향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의 도전이 이어지고 있다. 성공하면 대규모 시장에서 노다지를 캘 수 있지만, 까다로운 임상 과정과 허가 기준을 넘어야 한다는 점에서 녹록지 않은 여정이다.

13일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10년만에 2배 늘어나 2027년 8조6000억 원(69억8200만 달러)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화와 과도한 스마트폰 사용은 물론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 요인까지 겹치면서 환자 수가 급증하는 추세다.

안구건조증은 다른 질환에 비해 그리 심각하게 인식되지 않지만 치료제 개발 리스크는 매우 크다. 임상 1상 성공 확률은 94.5%, 임상 2상 성공 확률은 54.0%지만, 임상 3상에 성공해 허가를 받을 확률은 20.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의약품의 임상 3상 성공확률이 약 60%인 점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약은 엘러간의 '레스타시스'와 노바티스의 '자이드라'뿐이다.

새로운 안구건조증 치료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환자가 느끼는 증상(Symptom)과 의사가 판단하는 징후(Sign) 지표를 모두 만족해야 한다. 문제는 증상과 징후 사이에 뚜렷한 상관관계가 존재하지 않으며, 환자별 원인과 특성이 매우 다양해 임상 대상자의 변수를 통제하기 힘들단 점이다. 이에 따라 치료제의 효과가 대상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답변 역시 주관이 개입되면서 객관적인 데이터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증상은 심하지만 징후는 느끼지 못하는 환자도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면서 "확실한 효과를 수치화하기 어려워 신약이 오랫동안 탄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의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 과정도 그리 순탄치 않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대웅제약과 공동개발하는 안구건조증 바이오 신약 'HL036'(성분명 탄파너셉트)의 두 번째 임상 3상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으며, 올해 하반기 중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진행한 임상 3상에서 한올바이오파마는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하는 패착을 범했다. 637명을 대상으로 각막을 상부, 중앙부, 하부로 나눠 손상 개선 정도를 측정한 결과 주평가지표인 하부 각막염색지수(ICSS)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 다만 상부, 중앙부, 하부 전체를 보는 총각막염색지수(TCSS)와 각막 중앙부위 손상(CCSS) 지표에서는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회사는 지난해 7월 3상 임상시험계획(IND)을 다시 제출해 현재 임상을 이어가고 있다.

HL036은 중국에서 상업화에 먼저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 파트너사 하버바이오메드가 현지 임상을 진행 중으로, 연내 허가신청(BLA)을 제출하고 내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징후 지표만 달성하면 허가받을 수 있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안구건조증 치료제 임상의 특성상 시간이 걸리고 있지만, 바이오의약품으로는 가장 빠른 속도"라며 "HL036은 기존 합성의약품과 달리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올해 2월 FDA에 RGN-259의 바이오의약품 허가신청 전 회의(Pre-BLA) 자료를 제출했던 HLB테라퓨틱스(구 지트리비앤티)의 미국 자회사 리젠트리는 지난달 FDA로부터 일부 자료에 대한 추가 임상을 권고받았다. 회사는 상반기 동안 진행 여부와 세부사항 등을 결정할 계획이다.

HLB테라퓨틱스 관계자는 "현재 RGN-259의 임상 관련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교모세포종 치료제 등 다른 임상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바이오 점안제 'HU024'를 개발하던 휴온스는 지난해 5월 국내 임상 2상을 자진 취하했다. 2015년 중국 노스랜드로부터 기술이전 받은 지 6년 만이다. 회사 관계자는 "임상 과정이 어렵다고 판단해 수익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유유제약은 'YP-P10'의 미국 임상 2상 승인을 획득하면서 글로벌 신약 개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YP-P10은 합성 펩타이드를 활용한 바이오신약으로, 동물 실험에서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항염증 기전과 우수한 각막 상피세포 치유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회사 관계자는 "YP-P10은 1일 2회 투여로 염증에 의한 안구건조증 징후와 증상을 완화하는 약"라며 "상반기 내 첫 투약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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