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고스 여진 아직 안끝났다...CS 임원 줄줄이 퇴사

입력 2021-07-0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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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 넘는 임원들, CS 떠나 경쟁업체로 자리 옮겨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크레디트스위스 건물.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크레디트스위스 건물.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월가 주요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CS)가 한국계 미국인 펀드매니저 빌 황의 아케코스 마진콜 사태 여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CS가 아케고스 관련한 막대한 손실과 함께 대규모 인력 유출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위스계 CS는 미국 법인에서 경쟁사로 이직한 임원이 10명이 훨씬 넘는다. 실제로 미디어·텔레콤팀의 공동 책임자였던 에릭 페더먼이 영국계 은행 바클레이스로, 글로벌산업팀 공동 책임자였던 스파이로스 스보로노스가 금융자문회사 라자드로, 글로벌에너지 부문장이었던 브라이언 매케이브가 JP모건체이스로, 사모펀드 업무를 담당하던 브래드 데이비드가 투자금융 자문사인 에버코어에 합류했다. 그레그 와인버거 글로벌 M&A 대표도 모건스탠리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 외에도 최근 다수의 고위 임원들이 지난주 회사에 사의를 표명했으며, 이직을 고려 중인 임원들도 상당수라고 WSJ은 전했다.

이러한 분위기를 틈타 미국 대형은행 웰스파고는 CS의 기술투자금융팀과 자본시장팀 소속 직원 대규모 스카우트에 나섰다. 다만 협상은 최근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제퍼리금융그룹도 CS에서 기업 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사업을 담당하는 니론 스타빈스키에게 스카우트 제의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타빈스키는 스카우트 제의에도 회사에 남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스타빈스키는 사내에서 최고연봉을 받는 직원 중 하나로 통하며 ‘미스터 스팩’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그는 올해에만 스팩 관련 수수료로 5억 달러를 벌어들였다고 WSJ는 전했다.

인력 유출이 이어지자 CS는 보너스와 인센티브를 통해 직원들 달래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인력 보강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S는 전날 골드만삭스 출신의 조앤 해너포드를 신임 최고기술·운영책임자로 영입했고, 이밖에 최소 2명의 임원급 인사를 신규 채용했다고 WSJ은 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아케고스와 거래하던 투자은행 중 가장 많은 55억 달러(약 6조260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아케고스는 글로벌 투자은행들과 파생상품인 총수익스와프(TRS) 등을 통해 대규모 차입거래를 하다가 투자한 주식들의 가격 급락에 따른 마진콜(증거금 추가 납부 요구)에 내몰렸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던 월가 주요 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블록딜 방식으로 해당 종목 주식을 팔아 주가가 급락하는 사태가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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