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배터리 4배 더 오래 지속될 수 있어"
2024년 하반기나 25년 양산 예정
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IBM은 이날 세계 최초로 2나노미터(nm, 10억 분의 1m) 칩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오늘날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대부분의 컴퓨터 칩은 10나노 또는 7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한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두 업체만이 5나노 칩을 생산한다. 숫자가 낮을수록 더 작고 고급스러운 프로세서를 나타낸다.
IBM의 새로운 칩은 2나노 공정 기술을 사용해 스마트폰에서 가전제품, 슈퍼컴퓨터에서 운송장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기를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반도체가 크게 발전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CNN은 설명했다.
대리오 길 IBM 리서치 이사는 “모든 보트를 끌어올릴 수 있는 기술이나 혁신은 많지 않다”며 “2나노 칩은 바로 그 예”라고 말했다.
IBM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리서치 담당 부사장인 무케시 카레는 “새 2나노 칩은 손톱만 한 크기에 50억 개 트랜지스터를 내장했다”며 “트랜지스터 하나당 크기는 DNA 두 가닥 정도”라고 강조했다.
IBM에 따르면 자사의 새 칩은 오늘날 가장 발달한 7나노 칩보다 성능이 45% 더 향상됐으며 에너지 사용량은 약 75% 절감했다. 스마트폰 배터리는 이전보다 4배 더 오래 갈 수 있고 노트북 속도는 뚜렷하게 빨라지며 데이터센터의 탄소 배출도 크게 줄일 수 있다.
2나노 칩은 2024년 말이나 25년에 양산할 예정이어서 현재 글로벌 반도체 품귀 현상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IBM은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여서 다른 업체들이 해당 칩을 대규모로 생산하는 역할을 맡고 IBM은 이 기술을 라이선스로 제공하게 된다.
이번 발표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자국 칩 연구·개발(R&D)과 제조를 발전시키고자 500억 달러(약 56조 원)를 투자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가운데 나왔다. 길 이사는 “우리의 의도는 미국이 반도체 산업을 리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러나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