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충돌방지법 급물살…14일 정무위 소위 통과 예상
부동산 투기 의혹에 연루된 최고 집단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에 따르면, 부동산 투기 의혹 수사 대상자 중 공직자는 공무원 130명, 지방의원 39명, 지방자치단체장 10명, 국회의원 5명 순으로 집계됐다. LH직원은 38명이었다. 하지만 이를 각 공직 집단의 정수와 대비하면 지자체장(4.1%)과 국회의(1.6%)원, 지방의회 의원(1%)의 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가장 높았다. 이번 사태를 야기한 LH는 수사를 받는 직원이 전체 임직원(9500명) 중 0.4%에 불과했다.
LH 사태가 불거진 이후 돌아선 민심을 달래기 위해 쏟아진 각종 대책보다 선출직 공직자들의 의혹을 파헤치고 비리를 차단하느냐가 최대 쟁점이 된 셈이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충돌방지법을 당 혁신을 위한 입법과제 1호로 삼고 이달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노력과 국민의힘과의 공감대 형성으로 여야는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안에 대한 이견을 최대한 좁히고 있다. 4월 임시국회에서 9년 만의 관련법 국회 통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13일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과 관련해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를 이틀 연속으로 열고 대부분 쟁점에 대한 잠정 합의점을 찾았다.
소위는 전날 회의에서 6건의 이해충돌방지법안 심사를 진행해 법 적용을 받는 고위공직자 범위에는 공무원은 물론 공공기관 직원, 지방의회 의원까지 포함하기로 했다. 사립학교 교원과 언론인은 공직자 범위에 포함시키지 않는 대신 추후 관련 법을 통해 규제하기로 했다.
다만, 부동산 보유 신고 관련 쟁점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해 14일 오전 다시 회의를 열어 논의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소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미 시행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에 오늘 제기된 부동산 관련 유사 내용이 들어갈 것이라는 정부 입장과 그럼에도 국민 정서를 고려해 이해충돌방지법에 반영하자는 의견이 있어 법 기술적 문제가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해충돌법지법이 정무위 소위 문턱을 넘을 경우 국회 통과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해충돌방지법은 2013년 이른바 김영란법과 함께 추진됐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빠졌다. 이후 19대,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결국 폐기됐으며 9년째 표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