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퇴임 전 아프간·이라크 미군 감축 서두른다

입력 2020-11-1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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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1월 15일까지 병력 각각 2500명으로 감축”
갑작스러운 국방부 물갈이도 미군 감축 목적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앞에 서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갈이 인사를 바탕으로 퇴임 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을 감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링턴/로이터연합뉴스
▲크리스토퍼 밀러 미국 국방장관 대행이 13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알링턴 국방부 앞에 서있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물갈이 인사를 바탕으로 퇴임 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미군을 감축할 것이라고 전했다. 알링턴/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 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군을 철수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고 16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최근 국방부 고위직 물갈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철수를 서두르기 위해 단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익명의 국방부 관계자 2명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내년 1월 15일까지 아프간과 이라크의 병력 규모를 각각 2500명으로 줄이는 계획을 사령관들에게 전달했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4500명이, 이라크에는 3000명이 주둔해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때부터 “중동에서 벌어지는 끝없는 전쟁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공약했다. 이후 1만3000명 규모였던 아프간 주둔군 규모를 점차 줄여나갔고, 이번 대선을 앞두고는 이라크 주둔군을 절반 가까이 줄였다. 지난달에는 트위터에 “크리스마스까지 아프간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소수여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미국은 그동안 아프간 주둔군 철수의 조건으로 탈레반이 알카에다와의 관계를 끊고 아프간 정부와 평화 회담을 진행해야 한다는 두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탈레반은 이 조건을 충족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2월 탈레반과 합의를 통해 아프간 주둔 병력을 14개월 이내에 철수하기로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 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마크 에스퍼 전 국방장관을 트위터로 갑작스레 경질하고 크리스토퍼 밀러 대테러센터장을 대행으로 임명했다. 다음날에는 정책담당 차관대행, 정보담당 차관, 장관비서실장 등이 일제히 자리에서 물러났다. 공석은 미군 철수를 주장하는 인사들이 채웠다.

밀러 장관 대행의 보좌관으로는 해외 주둔 미군의 조기 철군을 주장해온 더글러스 맥그리거 전 육군 대령을 앉혔다. 밀러 장관대행은 13일 “이 싸움은 길고 우리의 희생은 엄청났다”며 “우리는 도전에 맞서 모든 것을 바쳤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올 때”라고 미군 철수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움직임에 공화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전날 상원의원 연설에서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빠르게 철수한다면 우리의 동맹국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공화당 중진인 랜드 폴 상원의원은 “아프간 전쟁을 빨리 끝낼 수 있게 맥그리거 전 대령을 임명한 것을 환영한다”며 “끝없는 전쟁을 막을 수 있는 사람들을 확보하는 것은 국방부를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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