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참사·코로나 재확산 무색...美개미들, 불나방 베팅 거세진다

입력 2020-08-06 14:43 수정 2020-08-06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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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속 고수익·고위험 투자 대상 인기…개인 투자자 잠재적 리스크↑

미국 증시가 불안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레바논 대폭발 참사도, 세계를 집어삼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 우려도 주식 도박에 재미 들린 개미들의 위험한 베팅을 막지 못하고 있다.

5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39% 뛴 2만7201.52에, S&P500지수는 전장보다 0.64% 오른 3327.77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52% 상승한 1만998.40에 장을 마감했다. 코로나19 백신 상용화 기대감과 추가 경기 부양책을 놓고 미국 의회 여야가 이번 주 내에 합의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계속해서 돈이 유입됐다.

시장에서는 기관이나 부유한 개인 투자자 같은 전문 투자자뿐 아니라 일반 개인 투자자들까지 위험자산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완화에 따른 초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좇아 기꺼이 위험한 모험을 감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수익·고위험 상품들에 대한 접근성도 수월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젊은 개인 투자자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주식거래 애플리케이션(앱) ‘로빈후드’는 최근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을 출시했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에 대한 은행의 대출채권을 모아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의 일종이다. 신용등급이 투기적 수준인 채권도 여러 개 묶어 증권화해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를 분산시킨다. 위험 부담이 크지만 연 5~10%대의 높은 이자를 보장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CLO는 원래 전문가의 영역이었으나 최근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일반 개인 투자자들도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그룹은 여기서 더 나아가 CLO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등록을 신청했다. 승인이 나면 10월 말부터 시장에서 거래가 가능해진다. 개인 투자자는 기존 ETF처럼 주식시장에서 CLO에 특화된 ETF를 살 수 있다.

CLO 외에 ETF 시장에서는 또 다른 전문 금융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바로 SPAC(기업인수목적회사)다. 이는 비상장 기업 인수·합병만을 목적으로 하는 ‘셸 컴퍼니(shell company·껍데기 회사)’다. 미국 ETF 운용사 디파이언스ETF는 최근 SPAC에 투자하는 ETF를 개발해 SEC에 등록을 신청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로빈후드에서 ETF를 활발히 매매하는 투자자라면 앞으로 CLO와 SPAC에도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봤다. 로빈후드 이용자인 ‘로빈후더’들은 한탕주의가 강하기 때문에 디폴트 리스크가 큰 증권으로 구성된 CLO든, 어떤 비상장사에 투자하는지 백지상태인 SPAC든 수익성만 높다면 위험을 감수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파산보호를 신청한 렌터카 업체 허츠와 출시 차량이 전무한 트럭제조사 니콜라 주식도 마구 사들여 주가를 천정부지로 띄운 전력이 있다.

여기다 그동안은 부유한 개인 또는 기관 투자자에게만 허용됐던 사모펀드 투자의 길도 열려 개인 투자자들의 선택지가 점점 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호재 하나 없이 전례 없는 ‘완화 머니’가 시장에 넘쳐나면서 개인 투자자 보호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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