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에도 ‘플리스 대란’이 이어질까.
플리스는 지난해 아웃도어업계 효자템으로 등극하며 ‘제 2의 롱패딩’으로 떠올랐다. 아웃도어업계는 2017년 롱패딩 열풍으로 쏠쏠한 재미를 봤지만, 지난해 예상보다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자 롱패딩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그 자리를 플리스가 채우면서 플리스는 제 2의 롱패딩으로 거듭났다. 플리스는 폴리에스테르 원단에 양털처럼 부드러운 파일(pile)이 일어나도록 만든 보온 원단으로, 양털처럼 뽀글뽀글한 형태로 일명 ‘뽀글이 재킷’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아웃도어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플리스’ 전성기를 내다보며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예년보다 일찍 선판매 프로모션에 나서는가 하면 다양한 소비자 취향을 반영해 롱패딩과 숏패딩 등 겨울 필수 아이템을 골고루 출시하면서도 플리스만큼은 올해 선판매 시 최대 물량을 준비했다. 선판매를 시작한 플리스에 대한 반응 역시 여타 아이템과 비교해 후끈하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선판매를 시작한 곳은 ‘밀레’다. 밀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부터 겨울 주력 상품을 선판매했는데 지난해엔 롱패딩을 우선 선보였다면 올해는 플리스를 가장 먼저 내놨다. 밀레는 보아 플리스 ‘브리안 재킷 2’과 폴라 플리스 ‘알리 재킷 2’을 특별 할인가에 판매하며 역시즌 프로모션을 시작했다.
밀레 측은 “올겨울 주력 아이템을 플리스로 생각하는 만큼 선판매 역시 지난해와 달리 플리스로 시작했다. 이후 다운재킷도 선판매를 시작했는데 선판매 준비 물량 중 플리스가 전체의 80%에 달할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말했다.
밀레에 따르면 6월 한 달간 선판매한 플리스 재킷 매출은 3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롱패딩을 선판매했을 때보다 높은 수치로, 밀레 측은 선판매 주력 아이템을 플리스로 선정해 더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밀레를 제외한 아웃도어 브랜드는 대개 7월 말부터 선판매 프로모션을 진행하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일주일에서 한 달 앞당겨 선판매 프로모션에 나섰다. 올여름 예상과 달리 덥지 않은 날씨가 이어진 데다 지난해 플리스 대란을 다시 한번 기대하며 소비자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서다.
아웃도어 브랜드 아이더는 예년보다 20일가량 빨리 선판매 프로모션에 나섰다. 지난해 8월 중순 패딩류 선판매를 시작한 아이더는 지난 23일부터 패딩을 비롯해 플리스까지 선판매 프로모션에 들어갔다. 아이더가 이번에 선판매하는 제품은 리버시블 플리스 다운재킷 ‘리브’와 숏다운 재킷 ‘스투키’를 포함해 다운재킷 3종, 플리스 3종, 키즈 다운재킷과 키즈 플리스 등 14가지 스타일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예년보다 일주일가량 빠른 17일부터 ‘카이만 RDS 구스 롱다운 점퍼 4’, ‘타루가 RDS 덕다운 점퍼’, ‘코스토니 플리스 집업’ 등 롱패딩, 숏패딩, 플리스 판매를 시작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관계자는 “올겨울 아우터 컬렉션 중 주력 아이템 3종을 꼽아 선판매 프로모션을 진행 중인데 특히 플리스 제품이 주력 아이템”이라며 “아직 선판매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매출 집계는 어렵지만, 실제 프로모션 3종 중 특히 플리스 제품 호응이 꾸준하다”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겨울 아우터 시장을 선점하고, 합리적인 소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업계에서 선판매 프로모션으로 신제품을 앞서 선보이는 추세”라며 “작년에는 패딩류 위주로 선판매를 시작했다면 올해는 작년에 인기를 끌었던 플리스 중심으로 선판매를 시작해 올해도 플리스 열풍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