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6일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외환건전성 제도 조정방안'을 논의하고 발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다수의 기관들이 올해 세계 경제의 마이너스 성장까지 예상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경기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까지 제기된다. 국제금융시장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래 가장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김 차관은 "향후 각 국에서 코로나19의 실물경제 충격을 반영한 경제지표들이 본격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융·자금시장에 일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김 차관은 "정부는 관계기관들과 함께 국내 외화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국내 기업과 금융회사들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다층적인 외화유동성 공급체계도 구축해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는 민간의 외화유동성 확보 노력을 지원하기 위해 외환분야 거시건전성 조치들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해외차입에 따른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향후 3개월간은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고 지난해 확정돼 올해 징수예정인 부담금에 대해서는 분할납부 확대를 통해 사실상 납부를 유예한다.
또 국내은행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외화 LCR규제(현행 80%)를 5월말까지 3개월간 한시적으로 70%로 적용해 은행들이 외화유동성 수급에 선제적이고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무역금융이 원활히 지원될 수 있도록 했다.
김 차관은 "외화자금시장의 수급불균형 완화를 위해 외화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한편, 외환시장 변동성과 외화유동성 상황 등을 감안해 이미 마련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한미 통화스왑 자금과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기업과 금융회사에 유동성을 직접 공급하는 방안도 적시에 신속하고도 충분한 수준으로 시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외화자금시장 안정노력과 외화유동성 공급 등으로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위기대응을 위해 충분한 외환보유액을 비축했고 한미 통화스왑 체결 등으로 대외안전판이 한층 강화된 만큼 우리의 대외건전성은 변함없이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