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람의 스토리텔링] 연 이자율 12%로 몰리는 자금…‘컴파운드’가 뜬다

입력 2019-08-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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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8-13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가상화폐(암호화폐·코인)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그 바탕이 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데요. 블록체인으로 어떤 일이 가능하고, 지향점이 어디일까요. 탈중앙화 금융(DeFi·Decentralized Finance·디파이)이 그 답이 될 수 있겠습니다.

◇탈중앙화 앱의 서막 ‘디파이’ = 디파이는 기존 은행이나 증권사, 금융사 등 특정 기업의 중개가 아니라 프로그램에 의해 돌아가는 금융 시스템을 말합니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기업이나 어떤 주체가 있지만, 한 번 만들어 놓은 댑이 작동하기 시작하면 거의 모든 게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이죠.

현재로선 가장 대중적으로 이용되는 플랫폼이 이더리움입니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공공연히 미래에 지금과 같은 은행이 사라질 수 있다고 주장해 왔는데요. 은행의 가장 기본적인 업무인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을 관리하고 그 차이를 이익으로 얻는 것)처럼 단순한 업무가 프로그램에 의해 대체될 수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다만 대출 신용이나 위험 관리 면에서 아직은 먼 미래처럼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신봉자는 까다롭다고 느껴지는 업무조차도 언젠가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000억 돌파’ 컴파운드의 고속성장 = 요즘 입출금 전용 통장의 예금이자가 2%를 넘기 힘든 시대인데요. 장기로 예금을 예치해 놓는 정기예금조차도 2%를 조금 넘는 상황입니다. 1%포인트가 소중하게 느껴지죠.

그런데 디파이에서 연 이자율 10%를 상회하는 예금 플랫폼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미국 블록체인 스타트업 컴파운드(Compound)는 예금과 담보대출을 연결한 탈중앙화 앱을 지난해 10월부터 서비스했는데요. 올해 5월 서비스 업데이트를 진행한 후부터 빠르게 예치금과 대출액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총 1억4600만 달러(약 1778억 원·13일 오전 10시 기준) 가치만큼의 가상화폐 예금을 확보했는데요. 이 예금을 바탕으로 대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컴파운드는 예금과 대출 모두 코인으로 이뤄지며, 대출은 코인을 담보로 진행되죠.

예컨대 이더(Ether)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단기적인 금융거래를 위해서 현금(달러)이 필요한 경우, 컴파운드에 이더를 예치하고 달러 코인인 다이(Dai)나 USD코인(USDC)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이때 대출이자가 무려 16%대(가변적)입니다.

◇고금리 대출자는 누구 = 16% 이상 되는 높은 대출이자를 내느니 코인을 팔고, 현금을 취득하는 게 나을 수도 있는데요.

컴파운드에서 대출을 하는 투자자들은 이더리움의 가치가 오를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이더를 파는 것보다 보유하길 원합니다. 그래서 높은 이자를 감당하는 것이죠.

컴파운드는 이런 이들에게 빌려줄 대출 코인을 가진 투자자들에게 달러 코인을 수집합니다. 컴파운드가 예금을 한데 모아 머니마켓펀드(MMF)처럼 관리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넣거나 뺄 수 있는데요. 예금 금리는 대출 금리에서 컴파운드의 예대마진 4~5%를 뺀 11%대가 됩니다.

흥미로운 것은 이런 과정이 모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자동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블록단위로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죠. 예금을 입금하면 1분 동안에도 3~4번 이자가 소량씩 쌓입니다. 실시간으로 이자가 붙는 셈이죠. 매 순간 계속해서 예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복리 효과가 일어나는데요. 컴파운드는 복리라는 뜻에서 나온 서비스명입니다.

다만 컴파운드와 같은 디파이가 가진 취약점도 있습니다. 스마트컨트랙트 프로그램의 오류나 버그로 해킹의 위협이 있는데요. 컴파운드 측은 해킹을 막기 위해 전문기관의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높은 이자의 대가엔 이런 위험 비용이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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