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태 피해자는 4만여명에 달하고 피해금액만 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9868억원의 피해회복이 아직 이뤄지지 못한 상태다.
동양사태 이후 피해자들은 현 회장과 임원들, 동양증권 등을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잇따라 제기했다. 현 회장이 피고로 포함된 손해배상 소송은 서울중앙지법에만 14건이 계류 중이다.
현재 진행중인 민사소송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건은 지난 6월 동양피해자대책협의회 구성원 3200여명을 대리해 강모씨 등 20명이 "동양증권이 발행한 CP.회사채 매입으로 손해를 봤다"며 동양증권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동양그룹 계열사 전 대표이사 등을 상대로 낸 집단소송이다.
법조계에서는 일단 이번 선고로 피해자들이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입지를 점했다고 보는 관측이 많다.
재판부가 CP 사기의 불법성을 인정했다는 점이 그 근거다.
재판부는 "동양그룹이 CP 발행 당시부터 자력으로 이를 만기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했고 피고인들도 이런 점을 알고 있었는데도, 그룹의 재무 사정을 정확히 알리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를 적극적으로 은폐해 일반 투자자를 기망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이로 인해 그룹 경영과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는 다수의 서민 피해자가 막대한 경제적·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면서 현 회장 등의 CP 사기가 결국 일반 투자자 피해로 귀결됐음도 인정했다.
형사사건에서 불법행위가 인정됐기 때문에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책임을 물을 근거가 생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