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은이 실시한 7일물짜리 RP매각에서 응찰액 110조6800억원에 낙찰액 1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한은이 RP매매를 정례화한 2006년 이후 최대치다. 직전 최대치는 응찰액의 경우 2009년 1월9일 79조6500억원, 낙찰액의 경우 2015년 8월6일 18조원이었다.
RP매각이란 한은이 RP채권을 시중에 파는 것으로 그만큼 시중자금이 한은으로 흡수됨을 의미한다. 반대로, 시중에 자금이 부족하거나 정책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할 때는 한은이 RP매입을 통해 자금을 푼다. 최근 한은이 매주 무제한 RP매입을 실시하는게 대표적 예다.
한은이 현금을 찍어 시중에 푼 본원통화 규모는 3월 기준 195조6000억원(계절조정 평잔기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응찰액 규모는 본원통화의 57%에 달한다.
시중 17개 은행이 이번 입찰에 모두 참여했다는 점에서 낙찰액을 단순배분하면 한 은행당 1조1000억원씩 돌아가는 규모다. 한은은 은행당 1조원에서 2조5000억원씩 배분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중에 풀린 자금이 그만큼 풍부함을 뜻한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정부와 한은은 확장적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통해 경기 살리기에 올인하고 있는 중이다.
한은 관계자는 “시중에 100조는 존재하지도 않는 숫자다. RP를 경쟁적으로 받아가기 위해 과다응찰 한 때문”이라며 “유동성이 풍부한데다, 금융시장에 있을지 모를 자금경색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